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에 대해서 필자가 알게 된 것은 지인과의 약속이 있어 약속을 기다리는 도중,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기다리기가 지루하여 근방에 구경거리를 찾다가 그때, 처음으로 이 장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박물관 건물을 <전쟁기념관> 인 줄로만 알고 있었으니, 참으로 무지했습니다.  전혀 모르고 찾아간 <국립중앙박물관> 은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입이 다물어지질 않더군요.  계산된 설계이겠지만 어찌나 자연광을 실내 조명으로 절묘하게 연출하는가 하면, 자연광의 의한 면반사도 너무도 훌룡하게 활용하여 직선과 면의 사용으로 자칫 딱딱해 보이기 쉬운 공간을 마치 정자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이 날은 시간이 너무도 촉박하여 맘에 들 만큼의 사진을 담아보진 못했지만 제대로 포인트를 구상하여 재차 다녀오고 싶은 장소입니다.



  기존의 구 중앙청 건물을 개수하여 사용하던 <국립중앙박물관> 이 2005년 용산 미군 헬기장 철수로 인하여 당 부지에 신축 이전 개관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70~80 세대들은 <국립중앙박물관> 하면 으레 중앙청으로 사용하던 일제강점기의 조선총독부 건물을 먼저 떠올리시게 될 것 같습니다.  민족의 애환과 고통이 배어있는 건물을 국가 행정의 중심인 중앙청으로, 국립박물관으로 사용을 했다는 것도 그다지유쾌한 일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판단이 됩니다.


  29만 5,550.69m2의 대지면적에 본관은 지하 1층, 지상 6층으로 길이 404미터, 최고 높이 43.08미터의 건물로 지어졌으며, 외부로는 한옥의 대청마루를 연상시키는 <열린 마당> 과 고혹한 한국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전통 정원을 재현하고 전통양식의 정자가 있는 <거울못> 이 외부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내부에는 어린이 박물관과 건물과 바로 인접해 있는 야외 전시장이 별도로 있습니다.


   30만점 이상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6개의 상설전시관 (선사·고대관, 중·근세관, 기증관, 서화관, 아시아관, 조각·공예관) 에서 1만 5천여 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해외박물관 대여 유물 및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개최되는 기획전시실과 어린이박물관이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설계의 주역은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 중의 한 분이신 '박승홍' 님으로, <정림건축> 재직 시 그가 주도적으로 이끄는 팀이 제출한 공모작이 세계 46개국 에 접수된 341점 (건축가 850명 참여) 의 공모안 중 1등 당선작으로 뽑혔습니다.  '박승홍' 님은 공모안 작업 당시 주안점을 두었던 것이 가장 한국적이고 선조들의 입장으로서의 시선이입을 두고 고심을 하다가 경상북도 영주에 위취한 부석사를 방문하게 되고, 그 곳에서 현재의 <국립중앙박물관> 을 탄생시킬 영감을 얻게 됩니다.

소백산 자락의  자연미를 살린  독특한 공간배치!  크고 작은 돌들이 어우러진  절묘한 조화! 

우리나라 가람 배치의 정형  부석사!  마치 성벽(城壁)을 연상케 하는 벽!

  이런 영감에서 빚어진 덕인지 <국립중앙박물관> 은 먼 곳에서 건물에 가까이 거필게만 느껴지던 벽이 갈수록 질감이 고와지고 원과 직선 자연채광을 활용하여 은은하게 퍼지는 한국 전통가옥의 구조의 채광과 요소들을 느껴 보실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원형으로 둘러진 창을 보시면 한지를 붙여 바른 전통문의 문살이 연상되지 않으세요?  그리고, 원형의 중앙 홀은 마치 정자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으신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 거울못 > 과 < 열린마당 > 이라고 합니다.

  박물관에 들어섰을 때 맨처음 관람객들이 만나는 < 거울못 > 은 계절마다 웅장한 박물관 건물을 투영(投影)하는 거울역할을 하며, 모든 물들이 한데 모이는 저수지(貯水池)이자 통일을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또한, 박물관에 들어서는 관람객들이 건물을 완상(玩賞)하면서 천천히 사색의 공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치했다고 합니다.

  < 열린 마당 > 은 박물관 중심에 시원하게 배치된 공간으로 한옥으로 따지면 '대청마루'에 해당하며, 건물 중앙을 반으로 가로지르는 공간 덕이 서울 중심부인 남산과 남산타워가 직사각형의 열린 공간이 마치 스크린처럼 펼쳐져 있어 '박승홍' 님이 의도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궁금중은 금새 해갈되더군요.  정말 멋진 공간입니다.

  또한, 현재의 미군기지의 철수가 완료되면 지금의 후정(後庭) 쪽으로 정문이 생기며, 박물관을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와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박승홍' 님의 바램이 담겨져 있는 공간입니다.



"설계자로서 남과 북, 산과 물의 조화를 꿈꾸는 것은 기본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건설과정에서 자문위원회조차도 거울못과 열린마당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할 때 그는 절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건축가로서 그것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었습니다."


"루브르박물관의 피라미드는 루브르를 연상시키는 건축물입니다. 사람들은 모나리자와 함께 그 건축물을 루브르의 상징물로 기억하죠.  거울못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은 권위주의적 상징성을 앞세운 논리였어요. 그걸 끝까지 지켜낸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승홍

디자인캠프 문박 디엠피

국립중앙박물관의 설계자



  사실, <국립중앙박물관 > 의 모든 것을 즐기려고 하신다면 한, 두번의 방문으로는 무리라고 생각하며 시간을 두고 1번에 1공간을 집중적으로 즐기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게 필자의 의견입니다.  아직 방문전이신 분들은 방문하실 때 건물 곳곳을 은은하게 스며들어 있는 빛들의 잔치에 매료되실 겁니다.  꼭 다녀오세요 !!!  


"건축은 땅과 건축주의 요구를 잘 묶어서 가장 적합한 그릇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그릇에 담긴 요리보다 그릇이 도드라져 보이면 실패한 건축물이죠. 사람들이 건물보다는 그 안에 담긴 재미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박승홍

디자인캠프 문박 디엠피

국립중앙박물관의 설계자



참고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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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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